오늘은 월가아재의 제2라운드 투자수업 3편의 '2부. 5가지 투자 전략의 허와 실' 4장에 대해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2부. 5가지 투자 전략의 허와 실
4장. 지수추종 : 왜 주식은 다른 상품보다 우월할까?
- 지수 투자 전략은 ETF가 대두하면서 보편화된 패시브 전략 중 하나로 인덱스 투자라고도 불립니다. 쉽게 정의하면, 개별 종목의 불확실성을 배제한 지수에 투자하고 평균 지수 수익률에 따라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서 주가지수는 지수에 속해있는 개별 주식의 가격 변화를 가중 평균해 반영한 것입니다. 개별 주식의 가격 변화라는 것은 시가총액이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시가총액이 거대한 기업일수록 주가 지수의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지수 추정 전략을 사용하려면, 일정한 비중을 두고 사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S&P500 지수를 추종하려면 무려 500개의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분산하여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더욱이, 소액인 개인투자자에게는 500개의 종목을 다 매수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표적인 상품이 '인덱스 펀드'와 '인덱스 ETF'입니다. 인덱스 펀드는 펀드에 가입한 사람의 자금을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운용하는 것이고, ETF는 이러한 인덱스 펀드를 주식형태로 주식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따라서, 위의 두 방법을 활용하여 다양한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수 추종 펀드를 인덱스 펀드, 패시브 펀드라고 불리고 자본은 패시브 자본 또는 패시브 자금으로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자의적으로 리서치를 하고 전략을 세우고 종목을 연구해서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액티브라 표현하고, 위의 패시브는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수동적인 비중 조정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수 추종 방법은 좋은 투자 방법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인덱스 펀드는 실제 여러 펀드들과 장기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상위 20%에 듭니다. 우선적으로 인덱스 펀드나 ETF는 매매 수수료가 다른 액티브 펀드에 비해 월등히 낮습니다. 수수료가 낮은 이유는 추종하는 지수에 새로운 종목이 편입되거나 퇴출될 때만 수동적으로 매매하여 비중 조정 등을 해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일반적인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전략과 다양한 리서치를 위해 운용 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덱스와 같은 패시브 펀드에 비해 매매가 잦기 때문에 더 많은 수수료가 소비됩니다.
따라서 지수 추종 전략은 노력 대비 성과의 가성비 면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큰 노력이 들지 않아 투자자들이 투자에 할애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주식이라는 상품은 장기적으로 예금이나 적금, 채권, 그리고 부동산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리스크가 큰 순서는 역순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리스크가 주는 프리미엄, 리스크 프리미엄이라 합니다. 따라서, 패시브 투자자가 추구하는 수익은 본질적으로 위의 리스크 프리미엄입니다. 중요한 점은 주식시장 전체 평균적인 리스크 프리미엄 그 이상을 원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더 이상 패시브 투자가 아니게 됩니다. 자칫 잘못하면 지수 추종의 패시브 전략의 이점은 놓치면서 액티브 전략의 리스크까지 떠안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패시브 전략의 투자철학은 "초과 수익의 욕심을 버리고 리스크 프리미엄, 평균 8% 내외의 수익으로 만족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초과 수익을 노리지 않는다는 것이 패시브 전략의 본질임을 알아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패시브 전략을 잘 못 구사하는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 마켓 타이밍의 함정
-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주식시장은 중단기적으로는 수많은 오르내림을 가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 합니다. 하지만, 마켓 타이밍은 욕심에 뇌를 지배당한 개인 투자자들이 빠지는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주식시장이 조금 내린 상태라 생각해서 목돈을 넣거나 지수 ETF를 트레이딩 하듯이 사고파는 행위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행동에는 매매 타이밍에 대해 다른 시장 참여자보다 월등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이는 초과수익을 노리지 않는 패시브 전략과 정반대의 모순적인 행위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2021년과 같은 대호황기에 주식시장에 뛰어듭니다. 그렇다면, 타이밍(시점)에 대해서 본인의 판단을 행사하지 않는 밥법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방법으로 액수 가중(money-weighted) 평균 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 목돈으로 한 번에 진입하는 것이 아닌, 적립식으로 정기적으로 매수하는 것입니다. 액수 가중 평균 방식은 정해진 액수를 꾸준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A라는 직장인이 매달 월급에서 50만 원씩 B라는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한다면, B의 가격이 5만 원일 때는 10주를 사게 되고 5천 원일 때는 100주를 사게 됩니다. 이는 가격이 쌀 때는 더 많은 주식을 사고 비쌀 때는 적은 수의 주식을 산다는 것과 같습니다. 시장에서 매번 저점을 정확하게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액수 가중 평균 방식은 통상적인 무릎에서 사라와 통용되는 방법일 것입니다.
"동학 개미 운동"의 선봉자인 "존 리" 대표가 말하는 적립식으로 꾸준히 장기 투자를 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위의 내용과 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패시브 전략"을 적립식 장기투자의 한 축이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자신의 시드(종잣돈)를 한 번에 투자하는 몰빵 투자 대비 패시브 전략을 활용한 적립식 장기투자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지수가 저평가되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웬만하면 적립식 투자를 할 것을 저자는 권장하고 있습니다.
* 적립식 장기 투자가 무조건 우월한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방법입니다.
2. 테마형 ETF의 함정
- 패시브 ETF의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테마형 ETF가 상장되고 있습니다. 섹터나 테마형 ETF를 매수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지수 추종 전략과 비슷한 결을 가지면서 테마나 섹터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패시브 전략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섹터나 테마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본인의 관점을 액티브하게 포트폴리오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 자체가 리스크 프리미엄을 좇는 패시브 투자가 아닌, 초과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투자의 영역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ETF를 매수하면서 패시브 투자를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상이 되는 섹터나 테마에 대한 명확한 의견이 있을 정도로 공부가 됐다면, 차라리 개별 종목을 매수할 것을 저자는 권합니다. 패시브 투자를 하려면 아예 시장 전체를 매수하고 액티브 투자를 하려면 개별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지, 그 중간에서 모호한 전략을 취한다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입니다.
테마형 ETF가 상장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당연히 ETF 운용사는 시장 참여자들이 관심 있어하는 섹터나 테마를 출시할 것입니다. 따라서 출시 시점 이미 시장의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고평가 되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2022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상장된 테마형 ETF의 출시 후 1년간의 성과를 추적해 보니 벤치마크 주가지수를 약 5.7%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자산군과 국가도 분산해라
- 나스닥, 코스피, 항셍, 닛케이지수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주가지수는 꽤 긴 시간 동안 등락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액수 가중 평균 방식"은 그러한 등락의 상당 부분을 방어해 주지만, 과거 일본의 닛케이 지수와 중국의 항셍지수와 같은 경우에서 보듯이 단일 국가의 주가지수에만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2%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코스피 시장에만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국의 주식 비중을 과도하게 가져가는 자국 편향은 지수 추종 전략, 패시브 전략의 본연의 이점을 살리기 한계점이 커 보입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도 분산하여 투자를 하기를 저자는 권장합니다.
하지만, 대공황이나 코로나19처럼 전 세계적인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가 차원의 분산도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산군 차원에서도 분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은퇴가 가까워졌거나 목돈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는 투자자라면, 아무리 패시브 투자라 하더라도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채권의 비중을 늘리기를 바랍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지수 추종 전략의 인덱스펀드의 성과는 상위 20%에 들 정도로 매우 우수합니다. 하지만, 패시브 전략만이 답이고 액티브 전략은 좋지 않다는 이분적법 사고는 경계해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언제나 양극단의 주장을 경계해야 합니다. 시장은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수 추종에 대한 과도한 찬양은 금물인지에 대해 극단적인 지수 추종 찬양론의 허와 실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의 이해
- 일반적으로 인덱스펀드와 비교되는 펀드의 대부분이 뮤추얼펀드입니다.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펀드는 적은 자금으로 아무나 투자를 할 수 있는 뮤추얼펀드와, 부유한 소수만 투자가 가능한 헤지펀드로 크게 나뉩니다. 추가로 헤지펀드와 비슷하지만 파트너들의 자금만을 운용하는 프랍 트레이딩회사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프랍 트레이딩 회사들은 헤지펀드보다 더 비밀주의를 고수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만을 비교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초과수익을 추구하려는 인재는 대체로 헤지펀드에 모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헤지펀드는 기본 운용 수수료 1~2% 외에 성과 수수료 15~35%를 추가로 가져가는 반면, 뮤추얼펀드는 기본 운용 수수료 0.5~1.5%만을 가져갑니다. 이런 인센티브 구조 때문에 헤지펀드 운용 인력은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데 집중하는 반면, 뮤추얼펀드는 대중의 접근이 쉬운 상품을 마케팅하여 운용액의 크기를 늘리는 것에 집중합니다. 수익률에 따른 성과 수수료는 없고 운용 자본의 크기 대비 수수료만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지 뮤추얼펀드업계에서도 "피터린치"와 같든 전설적인 거장이 존재하기도 하니, 한쪽이 무조건 옳고 다른 것은 무조건 틀리다는 이분적법인 사고는 금물입니다.
그렇다면,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초과수익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1편과 2편에서도 다뤘듯이 누군가는 적정 가치대비 싸게 매수를 하고 또 누군가는 적정가치 보다 싼 가격에 매도를 했다는 뜻입니다. 내가 시장 수익률 보다 3%의 초과 수익을 거뒀다면, 다른 누군가는 3%의 손실을 감내해야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꾸준한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다른 시장 참여자 보다 우월한 정보력, 나만의 데이터, 남다른 투자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부자가 되는 투자 방법은 없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저평가된 종목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남이 알게 된 시점에는 이미 매수세로 인해 더 이상 싼 가격이 아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뮤추얼펀드의 특성상 여러 해를 걸쳐 다른 펀드보다 월등한 성적을 내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것입니다. 때문에 숱하게 많은 헤지펀드 거장 속에서 뮤추얼펀드를 운용한 "피터 린치"의 업적이 더더욱 빛나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왜 헤지펀드보다 뮤추얼펀드로 월등한 성적을 내는 것이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 봅시다.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운용 자금이 적어야 수익을 내기 쉬울까요? 아니면 많아야 쉬울까요? 당연히 적어야 쉽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초과수익을 낼 기회는 한정적입니다. 물론, 저평가된 주식의 개수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나열해 놓고 가장 매력적인 종목 순으로 투자를 하게 될 것은 당연합니다. 이는 운용자금이 클수록 점점 덜 매력적인, 덜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을 운용하는 뮤추얼펀드가 헤지펀드에 비해 불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헤지펀드는 의무 예수 기간(lock-up period)이 있어 한번 투자를 시작하면 일정 기간 동안 출금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출금할 수 있는 시기를 1년에 몇 번으로 제한해 놓은 헤지펀드들도 많습니다. 반면에 뮤추얼펀드는 투자자들이 연중 아무 때나 펀드를 구입할 수도, 매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시장의 상승기의 주식시장의 종목들은 고평가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개인들의 자금이 시장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뮤추얼펀드매니저들은 더 많은 투자를 집행해야 합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많이 싸지 않을 때 매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시장의 하락기에 들어서면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매도해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됩니다. 구조적으로 상승기 때 사고 하락기 때 팔게 됩니다. 이는 확률적으로 좀 더 비쌀 때 사서 쌀 때 팔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뮤추얼펀드는 투자자 누구나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중권거래위원회와 같은 정부 기관의 규제를 많이 받게 됩니다. 그래서 헤지펀드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금융기법 중 일부는 아예 사용 자체가 불가하고 펀드의 투자 설명서에 명시해 놓은 범위 내에서만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의 폭이 좁고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대처가 유연하지 못하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언제든 사고팔고 가 가능한 뮤추얼펀드의 경우는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보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기간 수수료를 최소화하며 평균치만 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상위 20% 이내에 들 수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1977년 ~ 1990까지 연평균 29.2%의 수익을 낸 "피터 린치"의 마젤란펀드와 같은 경우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낮은 수익의 뮤추얼펀드 속에서 마젤란과 같은 진주를 선별해 낼 수 있다면, 차라리 직접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따라서 뮤추얼펀드는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목적으로 사용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2. 헤지펀드와 인덱스펀드 비교
- 그렇다면 헤지펀드와 인덱스펀드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논의를 시작하기 앞서, 펀드의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단순 수익률을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짚어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투자자 A와 B가 있습니다. A의 경우 수익률이 어떤 달에는 -30%, 어떤 달은 +100%, 또 어떤 달은 -70%로 들쭉날쭉하게 큰 변동성을 보이며 최종적으로 +24%로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반면, B는 매달 2%씩 꾸준히 수익을 내어 +24%로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A와 B 중 어느 투자자가 더 나은 투자자일까?
당연히 B입니다. 단순 수익률은 레버 지를 사용해 리스크를 높이면 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단순 수익률이 아닌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보아야만 합니다. 이때 업계에서 흔히 쓰는 지표가 샤프지수(Sharpe ratio)입니다. 샤프지수는 수익률을 변동성으로 나눈 값입니다. 만약 20%의 수익을 냈는데 변동성이 20%라면 샤프지수는 1이 되고, 변동성이 10%로 줄어들면 샤프지수는 2로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샤프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률도 높아야 하지만 변동성도 적어야 합니다.
2017년 미국의 데이터 업체 '프레킨'과 '대안투자관리협회'가 2,300개의 헤지펀드의 평균 샤프지수를 S&P500 지수와 비교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10년 간 헤지펀드의 샤프지수는 0.73으로, S&P500은 0.41, 채권 인덱스의 0.13보다 높았습니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를 통한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S&P500은 끊임없이 우상향 하여 지수 추종 전략이 좋은 성과를 내기에 너무나도 최적화된 환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헤지펀드의 샤프지수가 압도적으로 월등했던 것입니다.
헤지펀드의 윤용방식은 전략에 따라 다양한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롱숏 에퀴티(long-short equity) 펀드입니다. 이는 기업 분석을 통하여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동시에 고평가 된 주식은 공매도를 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주식시장 전체가 오르든 내리든 그 움직임에 영향을 덜 받고 순수하게 기업 분석 실력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헤지펀드의 롱숏 에퀴티가 빛을 발휘하는 시기는 상승장이 아닌 횡보장이나 하락장입니다.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 공매도 포지션이 헤지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2008년 이후 꾸준하게 우상향 했던 시장환경 속에서는 지수 추종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음에도 헤지펀드의 샤프지수가 압도적으로 월등했던 것입니다.
3. 개인이 기관을 이기는 지점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에 투자도 못 하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라고 반문하는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은 '지수 추종 전략'이 어지간한 펀드를 다 이긴다는 속설 때문에 '기관도 시장 지수를 이기지 못하는데 나 같은 개미가 이길 수 있겠냐'라는 패배 의식을 가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최고의 전문가가 모인 헤지펀드의 전략, 정보, 분석 능력등을 개인투자자가 가지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개인이기에 기관보다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자금의 규모입니다.
운용 자금이 큰 기관은 유동성이라는 제약 조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조 원을 굴리는 헤지펀드의 입장에서는 50억 원을 투자하여 40~50%의 수익을 낼 좋은 기회가 있다고 해도 이를 위해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기 어렵습니다. 고작 50억 원 규모의 투자에는 운용 자금의 1%조차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관은 또 하나의 큰 제약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관은 고객의 돈을 운영하는 입장이기에 언제나 어디엔가 그 자금을 투자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코스피에 투자하는 펀드의 펀드매니저가 코스피가 고평가 되었다는 생각에 현금만 쥐고 투자를 안 하고 있다면, 투자자들은 그 펀드를 환매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반면, 개인은 언제까지 좋은 기회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시장이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된다면 1년이든 5년이든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큰 어마어마한 장점입니다. 따라서,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본인의 틈새시장을 찾아 수익을 올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저자가 독자에게 기대하는 바람은 금융시장에서 무조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고 모든 상품과 전략은 나름의 일장일단이 있기에, 그 본질을 객관적이고 청명한 눈으로 인지하면서, 그때그때 상황의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수 추종 전략을 바탕으로 패시브 하면서 살짝만 액티브한 요소를 가미하여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테마형 ETF처럼 엉성한 방식 말고 합리적인 방안은 없을까?
이를 '지수 대비 초과수익 추구'라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주가지수 ETF 대신 주가 지수 선물 계약을 매수하는 것입니다. 선물 계약의 경우 증거금(일반적으로 10~20% 이내)만 예치하면 되므로 ETF와 똑같은 사이즈 대비 들어가는 현금이 훨씬 적습니다. 따라서 남은 현금을 안전한 채권등에 투자하여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이때 선물 계약을 롤오버(만기를 늦추는 일) 비용이 채권 수익률 보다 낮아야 합니다. 그 외에도 주가지수 포지션에 풋옵션을 추가해 헤지를 하거나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챙기는 등의 전략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방법은 개인 투자자가 실행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개인도 무리 없이 실행 가능한 방법은 지수를 추종하되 종목 구성을 조금 조정하는 것입니다. 주가지수 ETF를 주로 보유하면서 좋다고 판단되는 종목을 추가 매입하여 비중을 늘리는 방법도 있고, 나쁘다고 생각되는 종목 몇 개를 공매도해서 비중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종목 구성 조정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수 추종 전략은 엄청난 초과수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취하려는 패시브 전략이며, 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수료 최소화입니다. 따라서 지수 추종을 바탕으로 조금 더 수익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몇 개의 종목을 조정하는 데 그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기본 ETF 보다 못한 수익을 얻거나 수수료등의 비용 폭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주식 거래 수수료가 대부분 무료가 된 상황이지만, 한국은 구조적으로 수수료가 무료인 증권사가 등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지수 추종 전략의 최대 이점은 마음의 평안
- 지수 추종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은 시점이나 종목 선택의 고민을 하지 않게 해 주고 그런 고민에 필요한 시간을 자기 계발이나 노동소득에 투입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수 추종 전략을 구사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쉴 새 없이 주식 앱과 주식 방송을 보고 본인 계좌를 보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패시브 투자 전략에 투자하는 투자자답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본인의 시간을 다른 가치 있는 곳에 할애해야 할 것입니다.
시장의 효율성의 이해
-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가격에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효율적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종목이나 상품을 찾아 초과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시장은 그저 비효율성과 효율성 사이를 순환하는 성향을 가졌습니다. 어떤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하여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면, 주가가 즉각적으로 가치에 수렴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매매로 주가, 즉, 가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만약 모든 시장 참여자가 주식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이라 믿는다면, 그 어느 누구도 기업을 분석하거나 적정 가치를 계산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들이, 다른 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찾기 위해 기업을 분석하고 적정 가치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이 효율적이라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낼 여지를 주는 비효율성이 늘어나고, 시장이 비효율적이라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시장의 비효율성은 사라져 점점 효율적으로 변합니다.
즉, 시장은 '효율성'과 '비효율성' 사이를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의 성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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