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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숫자에 가치를 더하는 힘. [리뷰]"내러티브 & 넘버스" 1부.

by 투자하는 아재 2023.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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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투자하는 아재'입니다. 오늘은 뉴욕대학교 레너스 스턴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로 재직 중인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가 집필한 "내러티브 & 넘버스"라는 책을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모다란"은 강단에서 기업의 재무와 주식 가치평가를 가르치면서 학계와 실무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가치평가 서적을 여러 권 저술했습니다. 그는 "가치평가의 세계적 석학"이라는 칭호를 듣고 있으며 실제 월가에서도 그의 가치평가와 분석을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책의 제목인 "내러티브"는 라틴어 말하다의 뜻을 지닌 'narrare'에서 유래한 단어로, 스토리텔링이란 비슷한 뜻이지만 좀 더 포괄적이고 확장된 개념입니다. 책에선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를 상황에 따라 혼용하고 있습니다.

 넘버스는 넘버크런처를 의미하는 말로 수치를 계산하는 사람, 회계사, 통계학자, 증권 분석가등을 이야기합니다.

 스토리텔링과 넘버크런칭이라는 이 두 부족 중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우리는 중학생 즈음이 되면 스토리를 말하는 것과 숫자 작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를 받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영역에서 그 능력을 갈고닦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내며 다른 한쪽은 무시하게 된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 우리는 문과 이과로 나뉘어 서로 다른 과목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평가받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좌뇌는 논리와 숫자를 관장하고 우뇌는 직관과 상상, 창의성을 전담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에서 보면 우리는 일상에서 뇌의 반쪽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뇌를 더 잘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방치해 두었던 반대쪽 뇌를 사용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수 세기 동안 지식은 세대에서 세대로 스토리를 통해 구전되었으며, 스터리는 전해질 때마다 새롭게 살이 붙거나 왜곡되었습니다. 스토리는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도록 도울 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드러나듯 숫자보다는 훨씬 잘 기억됩니다. 스토리는 숫자가 하지 못하는 마음속의 희로애락과 같은 감성의 화학반응과 전기자극을 유발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약점은 현실과 동화의 모호한 경계선에서 공상의 세계를 배회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 것은 사업을 구축하는 사람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이용한 과거와 현재를 아울르는 사기꾼들은 스토리를 나쁜 쪽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업을 스토리텔링하는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 있어 유념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훌륭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라 여기는 상당수가 이미 수 세기 전부터, 어쩌면 원시시대부터 잘 알려진 관행이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사업 성공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사업 초기일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이 왜 업계를 평정할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투자자에게, 고객에게, 직원에게 매력적인 스토리로 들려줘야 합니다. 셋째,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의 성공 여부는 일반적인 감성과 창의성의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약속 전달과 이행 능력입니다. 

 역사적으로 숫자 사용은 두 가지 요소에서 제한을 많이 받았습니다. 첫 째, 대량의 데이터 수집과 저장은 노동집약적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분석은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전산화된 데이터베이스와 연산 도구가 대중화되면서 데이터 세상은 더 평등해지고 민주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 ~30년 전만 해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넘버크런칭 게임을 펼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숫자를 사이버 공간에 모으고 모두가 그 숫자에 접근해 분석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숫자가 스토리텔링을 대신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토리텔링의 대가 마이클 루이스는 "머니볼"에서 프로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빈 단장은 전통과 다르게 야구 스카우터들이 말하는 미래의 유망한 타자와 투수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스토리가 아닌 경기 기록을 토대로 작성된 통계 수치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야구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세이버메트릭스"라는 새로운 학문까지 생겨났고 거의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이 숫자를 중심으로 하는 스포츠 학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숫자에 이끌릴까요?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숫자는 정밀하고 객관적이라는 느낌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감성과 창의성이 어느 한쪽으로 과하게 쏠리지 않게 하는 균형의 추가됩니다. 하지만 이런 정밀성은 대체로 허상이고 숫자가 개입하는 편향의 여지도 큽니다. 특히, 투자와 금융 부문의 퀀트와 같은 넘버크런처들은 숫자 쪽으로 확 기울어 있습니다. 우리가 투자를 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아닌, 데이터가 너무 많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데이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의사결정의 단순성과 비합리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합니다. 투자와 금융 부문에서 숫자가 지배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숫자를 믿기는커녕 점점 불신하면서 스토리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의사결정에 숫자를 잘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는 세 가지 성격이 있습니다. 첫째, 데이터를 수집할 때에는 간단한 규칙에 따라 데이터 수집량과 수집 기간을 정하고 데이터 수집에 방해가 될 만한 편향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기초 통계학을 이용해 서로 충돌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이해하고 통계적 도구로 데이터 과부하를 막으려 해야 합니다. 셋째, 통계학의 미묘한 뉘앙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흥미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제시할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구글과 같은 회사들은 누적된 고객의 정보를 활용하여 마케팅을 세세히 조정하고 상품 구성도 적절하게 변경합니다. 이렇게 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층층이 쌓인 숫자 뒤에 숨어있는 편향을 경계해야 하고 정밀해 보이는 추정치의 가면 아래에는 비정밀이라는 실체가 숨어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숫자보다는 스토리가 설명하기도 쉽고 기억도 잘 되지만,
스토리텔링은 어느 순간 우리를 공상의 나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숫자는 체계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해 주지만,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는 숫자는 원칙과 체계가 아닌 위협과 편향의 무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투자를 할 때나 사업을 할 때, 스토리와 숫자를 모두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모다란 교수는 스토리와 숫자를 이어주는 다리를 "가치평가"라고 합니다. 실제로 가치평가는 양쪽을 서로 연결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러는 스토리에서 개연성이나 타당성이 없는 부분을 확인하여 고치게 됩니다. 또한, 넘버크런처는 숫자에서 만들어낸 스토리가 말이 안 되거나 신빙성이 떨어지는 순간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우리가 스토리텔링을 조정하고 통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적으로 평가하려는 기업을 이해하고, 그 회사의 역사와 해당 사업,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리서치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다음 스토리를 통한 스토리텔링에 원칙과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것을 3P 시험이라 지칭하고 1단계는 가능성 여부에 대한 시험으로 이것은 스토리가 반드시 통과해야 할 최소한의 시험대라고 합니다. 여기서 통과한 스토리는 그다음 2단계로 좀 더 어려운 시험인 타당성 여부를 통과해야 하고, 마지막 3단계는 개연성 여부를 통과해야 합니다. 가능성 여부를 통과한 스토리라고 해서 모두 타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타당성을 가진 스토리 중에서도 개연성을 가진 것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이 시점까지 당신은 주로 스토리텔러에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기업의 가치 요인을 결정하는 숫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합니다. 기업 문화, 경영진의 자질, 브랜드 네임, 전략적 필요를 가장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스토리일지라도 가치평가의 투입변수와 연관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모델과 스프레드시트에 숫자로 기재되는 이런 투입변수는 투자 결정의 바탕이 되는 가치를 산정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다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문제 제기입니다. 비평에 귀를 기울이면서 스토리를 알맞게 수정하고 조정하고 바꿔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은 불편하지만 가장 크게 반대하는 사람에게 귀를 기울일수록 스토리는 더욱 강하고 훌륭하게 다듬어질 것입니다. 이 순서를 정리한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스토리를 숫자로 바꾸는 프로세스

 저자는 위의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성공적인 기업 평가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의 것들은 딱딱하고 창의적이지 못할 수도 있기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프로세스를 개발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위의 것들만 제대로 행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상위 1% 아니 0.1%의 투자자로 거듭날 듯싶습니다.

 모든 가치평가는 기업에 대한 스토리에서 시작되고 평가의 시발점이 되는 수치들은 그 스토리에서 흘러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는 시간이 흐르면 거시경제의 변화나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 기존 경쟁자의 전략 수정, 일부 경쟁자의 퇴출등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한번 정해진 스토리가 완벽한 것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저자는 내러티브의 변경의 원인을 다음 두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는 기업에 대한 뉴스 보도입니다. 재점검하고 내용에 따라 약간 수정하거나 대대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 합니다. 경영자의 은퇴나 기업에 대한 추문, 주식을 매수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는 모두 내러티브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 발표, 자사주 매입, 배당 증가나 중단도 기업을 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둘째는 거시경제 스토리의 변화입니다. 금리, 인플레이션, 원자재 가격, 정치적 격변과 같은 사건들은 개별 기업에 대한 전망과 가치를 평가하는 시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스토리와 가치를 좋아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현실 세계의 강요에 스토리를 바꾸는 것이 내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투자자들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의 부류입니다. 첫째, 시장이 안정돼 있고 사업 모델도 탄탄한 기업에만 투자를 합니다. 이런 기업의 스토리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구세대 가치투자자가 이 방법을 택했다는 사실은 이 길을 걸었던 투자자들의 성공적인 역사를 방증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변화의 불편함과 동거하는 방법을 배우고 변화는 피할 수 없으며 변화가 가장 클 것 같은 곳에 가장 위대한 사업과 투자의 기회가 병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저자가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두 번째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 길을 걸으면서 저자는 방정식과 모델만으로는 언제 바뀔지 모르는 기업을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합니다. 저자는 숫자가 바뀌더라도 언제든 지침으로 삼을 내러티브 하나 정도는 마련해둬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상 저는 첫번째 부류에 속하는 투자자입니다. 이 기회에 두번째 부류로서의 진보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는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이해하는 것이 그 사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처럼 기업과 사업도 나이를 먹지만 노화의 속도는 기업마다 크게 다르다고 합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기업의 라이프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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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라이프사이클 초기에 사업가치를 이끄는 주요 요인인 내러티브입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내러티브는 투자자마다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합니다. 기업이 나이가 들고 역사가 생기게 되면 가치평가에서 숫자가 차지하는 역할이 더 커집니다. 그리고 투자자들과 시간 흐름에 따른 내러티브의 차이도 좁혀집니다. 저자는 스토리와 숫자라는 틀을 이용하여 스타트업에서 기업 청산까지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내러티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에서 어떤 단계에서는 왜 스토리가 더 중요하고, 어떤 단계에서는 왜 숫자가 더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것은 투자자 유치와 기업 경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얻은 통찰로 최고경영진이 라이프사이클의 각 단계에 맞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어떤 단계에서는 위대한 능력을 발휘한 경영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왜 역량 부족에 시달리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합니다. 

 탄탄한 스토리는 숫자가 결코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청자들과 관계를 맺는다고 합니다. 스토리에 따라 청자와 맺어지는 관계의 이유가 다르고, 관계의 강도 역시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간 뇌의 시상하부에는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이 존재하는데 이를 찾아낸 '클레어 몬트대학원'의 '폴 잭'교수는 강력한 스토리와 내러티브를 들을 때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스토리를 들은 사람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는 시련이 최고조에 달할 때 청자에게 '코르티솔'이라는 물질이 해피엔딩에는 도파민 분비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그레그 스티븐슨, 로렌 실버트, 유리 해슨의 연구진은 뇌의 전기자극이 스토리텔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뉴럴 커플링"이라는 연구 결과로 설명합니다. 

 연구진은 젊은 여성 12명의 피험자에게 스토리를 말하는 동안 스토리텔러와 듣는 사람 양쪽 모두의 뇌파를 기록했습니다. 연구진은 스토리가 설명되는 순간 발생하는 두 가지 현상에 주목했는데 첫 번째는 스토리텔러와 청자는 뇌의 같은 부분이 활성화되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청자의 뇌는 스토리텔러 보다 약간 늦게 반응하였는데, 이러한 시차의 원인이 스토리 자체에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피험자 전부가 모르는 러시아어로 똑같은 스토리를 말했더니 뇌파의 활동이 멈췄다고 합니다. 이 결과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스토리임을 입증합니다. 더 흥미로운 결과를 보인 두 번째는 스토리의 어떤 부분에서는 스토리텔러보다 청자의 뇌 자극이 더 먼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청자가 스토리에 몰입하여 다음 스토리를 짐작했기 때문일 것이라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스토리텔러와 청자의 뇌파가 동시에 움직일 때가 많을수록 서로의 의사소통 효과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고 합니다. 

 스토리텔링에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멜라니 그린'과 '팀 브록'의 주장에 따르면 스토리에 몰입한 청자는 그렇지 않은 청자에 비해 스토리 속의 부정확함과 모순을 간파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스토리라는 허구의 세상에선 비난받을 걱정 없이 마음껏 스토리를 펼쳐도 되는 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면허는 축복이자 저주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사기꾼과 거짓말쟁이들이 그 면허를 남용하여 청자를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는 화자와 청자 사이에 감정적 관계를 만들어 더 오래 생생히 기억되게 하며, 청자의 행동을 이끌어 냅니다. 따라서 극적 전개가 강한 내러티브일수록 담담한 글보다 더욱 강한 청자의 반응을 이끌어 냅니다. 

 기업들은 여러 다양한 집단과의 이해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이용합니다. 잠재 투자자들을 겨냥한 스토리텔링은 투자자가 기업에 높은 가치를 매겨 자본을 투자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직원을 겨냥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직원이 열정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고객을 겨냥한 스토리텔링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가능하면 높은 가격에 사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 가장 뚜렷하게 사용되는 분야는 판매와 광고입니다. 최고의 세일즈맨들은 유능한 스토리텔러이며, 광고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구매욕구를 불어 일으키고 브랜드를 뇌리에 새겨 줍니다.

 투자에서 스토리텔링은 투자 철학과 종목 추천에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숫자와 데이터를 멀리 하고 스토리만을 말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자신들이 살펴본 숫자 체계에 스토리를 부여하려 노력하곤 합니다. 주식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 전문가들의 리서치에서는 산업과 그 산업 세계 내에 존재하는 기업에 가장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분석가가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전설적인 투자 업적들과 관련해서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은 놀랍게도 숫자가 아닌 스토리입니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의 투자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스토리 중 하나는 1964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대한 투자입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변질된 샐러드유를 담보로 제공한 상품 트레이더 티노 드앤잴리스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추문에 휩싸였습니다. 사기 행각이 발각되면서 주식의 가치는 폭락했습니다. 버핏은 이 추문이 회사의 신용카드 사업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하며, 이 회사의 주식은 현재 거래가보다 몇 배는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투자 회사의 자금 40%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식에 투자했고 주가가 반등하면서 높은 차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또 한 명의 스토리텔링의 대가로 "스티브 잡스"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1984년 매킨토시를 소개하는 기조연설과 1997년 아이맥의 베일을 벗는 프레젠테이션에서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1984년의 컴퓨터는 컴퓨터 광들의 영역이었습니다. IT를 잘 아는 소수와 그렇지 못한 다수가 분명히 구분되는 시기였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명령어를 배울 의지도, 의향도 없지만 컴퓨터를 꼭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컴퓨터 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컴퓨터를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1997년의 세계는 컴퓨터가 문서와 스프레드시트를 타자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대량으로 찍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핵심 비즈니스 툴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스티브 잡스"는 독특한 모양과 컬러를 갖춘 아이맥을 선보이며, 음악과 엔터테인먼트를 집에서 즐기게 해주는 장치로서 컴퓨터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펼쳤습니다. 이후 10년 동안 애플이 승승장구하게 되는 토대가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앞의 두 프레젠테이션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진실을 보여줍니다.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스토리는 매혹적이고 미래 지향적이었지만, 그와 애플은 1984년의 스토리에서 누린 이득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매킨토시는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제한의 부담에 허우적 됐습니다. 오히려 그의 스토리에서 교훈을 얻은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로, 그들은 윈도를 재설계함으로써 애플을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1997년 아이맥 컴퓨터를 출시했을 때에도 애플은 5~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후, 조금씩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스토리텔링은 사업 구축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지만, 아무리 매력적인 스토리일지라도  부와 보상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교훈을 알려주는 사례입니다. 

 무한대의 데이터, 빅데이터에 어느 때보다 많이 접근 가능하고 데이터 분석 도구와 기계의 성능이 개선된 오늘날에는 숫자의 황금기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무더기 숫자 속에서 대항마로 삼기 위해 좋은 스토리텔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도 이러한 넘버크런칭과 숫자, 연산 능력이 원인입니다.

 접근 가능한 정보가 늘어나면 정보 유지가 더 어려워진다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늘어난 데이터의 공격에 과부하에 시달린 우리의 뇌는 데이터 처리를 멈춥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인터넷을 기억 저장용 하드드라이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기고문에서 "존 휴스"는 기술 의존으로 인해 지식이 조각나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스토리텔링이 비집고 들어설 공간이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합니다. 금융 시장만 놓고 봐도 접근 가능한 정보가 늘어났음에도 투자자들은 안심하기는커녕 전보다 더 불안에 떨면서 판단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정보의 증가가 투자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문제 행동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점점 더 좋은 스토리텔링에 이끌리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추가로 소셜미디어의 성장은 스토리텔링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등의 소셜미디어의 성장으로 우리의 스토리를 들어줄 청중이 훨씬 늘어났고 언제라도 스토리 한두 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기업들도 이런 추세를 놓칠세라 재빠르게 각종 소셜미디에서 기업의 소식을 올려 입소문을 퍼뜨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스토리 텔링에 있어 투자를 하고, 고용을 제안받고, 제품을 구매해야 할 때, 스토리만 듣고 투자하고 고용하고 구매한다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행동 경제학은 경제학과 심리학의 교차점에서 최근에 생겨난 학문입니다. 이러한 행동 경제학은 감정이나 본능, 직감에 따라 우리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모든 기이한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행동 경제학의 아버지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의 비합리성이 가득 펼쳐지는 현실에서 의사결정의 과정이 스토리에 쉽게 악용당할 수 있는 몇 가지 인지편향에 대해서 언급합니다.(궁금하신 분들은 "생각에 관한 생각" 책 리뷰를 참고해 주세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청자가 스토리에 몰입할수록 불신을 뒤로 미루고 의심쩍은 주장과 가정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게 된다고 했고 이것은 스토리텔링의 장점이지만, 이러한 장점은 스토리텔링의 대가인 사기꾼과 거짓말쟁이들이 악용하여 청자들로부터 맹신하게 만들어 돈을 뜯어냅니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의 대가들은 우리가 그들의 스토리를 통한 감정에 취해 이성적 사고의 흐름을 잃고 그들의 나쁜 의도가 담긴 스토리를 맹신하기를 바랍니다.

 더욱이 비즈니스 스토리는 스토리텔러들의 성공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기에 실제와 상상의 경계를 쉽게 넘나듭니다. 가난을 딛고 불가능에 도전하여 성공을 일궈낸 스토리를 만든 창업자들, 선구안을 가지고 시장의 붕괴를 예측하여 남들보다 빠르게 빠져나왔다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은 사업적 도전에 맞서 고군분투했다는 스토리를 펼치는 CEO들은 허상의 살이 덧붙여진 자신들의 스토리를 거듭 말하다가 어느 순간 그것을 진짜라고 믿게 됩니다. 물론 모든 스토리가 다 조작된 것이고 거짓투성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스토리텔러와 청자가 자신들도 모르게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인간들이 흔하게 저지르는 인지편향에 매몰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스토리가 감정을 건드리고 과거의 경험이 가끔씩 거짓 기억으로 조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숫자를 은근슬쩍 끼워 넣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스토리텔러가 공상에 헤매고 있을 때, 객관적인 숫자와 데이터는 그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면, 스토리에 맹목적으로 취해버린 투자자는 객관적인 숫자와 데이터를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이 불나방처럼 타오르는 불빛에 뛰어들어갑니다.

 약 2년 전 COVID-19 폭등장에서 전형적인 내러티브 친구 A는 자신의 종목 4개에 분산하여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A는 셀트리온 헬스케어의 스토리에 취해  있었습니다. 저는 글로벌 동종 업체의 20내외의 PER을 들어, 당시 PER이 100이 넘는 셀트리온 헬스케어가 너무 과평가 된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고, 미국의 제약, 바이오산업 또한 산업이 태동하는 초창기에 버블이 끼었고, 그 버블은 곧 꺼졌다는 사례를 들어, 곧 꺼질 수도 있으니 비중을 줄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서정진"회장의 스토리텔링에 맹목 된 친구 A는 나의 의견에 반기를 들며 보란듯이 나머지 종목을 모두 매도하고 모두 셀트리온 헬스케어에 투자하였습니다. 얼마 후 실적 시즌과 맞물려 주식은 폭락하기 시작했고, 친구 A가 기다렸던 나쁘지 않은 실적이 발표되었지만, 이미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나머지 더 폭락하였습니다. (당시 그 이유에 대해 친구에게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의 실전 사례에서 숫자가 없는 스토리텔링의 사이비 종교와 같은 맹신은 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스토리 텔링에 맹목 된 투자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시 지독한 내러티브인 친구 A는 자신이 투자 실패의 원인을 리스크관리라 했지만, 더 근원적인 이유는 서정진이라는 스토리텔러의 허상을 숫자와 데이터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었기 때문이라 개인적으론 생각됩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스토리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예시를 제시했지만, 나의 친구 A의 예로 대신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업 활동에서 스토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스토리를 이용하면 기업은 투자자, 고객, 직원들과 숫자만 가지고는 절대로 힘든 수준의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행동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이지 않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스토리는 부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러들은 현실을 망각한 채 성공을 보장하는 가상의 세계를 날조해 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에 넘어간 청자들은 회의적인 질문을 던지지도 않고 의심도 하지 않은 채 검증 없이 무지개 빛 미래를 꿈꾸곤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스토리를 이루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잘 만들어진 스토리에는 구조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스토리 텔링의 구조는 아래의"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구조를 설명한 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

1막은 발달이나 자극의 단계로 스토리의 시작이 되는 사건이 발생되고 해결해야 할 주요 갈등이 소개됩니다.
2막은 심화나 상승의 단계로 사건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스토리의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비극의 심화 단계에서는 주인공에게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나고, 희극에서는 고난이 이어집니다.
3막은 절정이나 전환점의 단계로 사건의 방향이 전체적으로 뒤바뀝니다. 비극은 좋은 쪽에서 나쁜 쪽으로 변하고, 희극은 나쁜 일들이 사라지고 좋은 일들이 펼쳐집니다.
4막은 반전이나 하강의 단계로 앞의 3단계에서 시작된 변화의 영향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5막은 대단원의 단계로 비극이라면 스토리는 비참한 결말 또는 주인공의 승리나 패배를 보여주면서 사건이 해결됩니다.

 "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에선 주인공이 서사자로써 무대 환경을 통제합니다. 그리고 언제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어떠한 결과가 생길지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에 "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서 사건의 대부분이 통제가 불가능하고 아무리 치밀하게 짜인 스토리라도 실제에서는 돌발적으로 발생되는 이슈에 의해 무용지물이 될뿐더러 결과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가 신화적 위상을 얻기까지 걸은 길을 생각해 봅시다. "스티브 잡스"의 모험의 시작점은 실리콘밸리의 차고였습니다. 그곳에서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최초의 애플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애플을 성공적인 회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맞닥뜨렸던 도전과 유혹은 이미 잘 정리되고 알려져 하나의 연대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애플에서 추방당했다가 다시 귀환한 것이 기업 역사상 가장 위대한 2막이 열리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최근에 들어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는 스토리의 단순성을 유지하면서 도입부, 중간부, 결말부까지 초점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합니다. 프라이타크를 통해서는 비즈니스 스토리에도 성공과 반전이 필요하며, 이 두 가지가 없는 내러티브는 단조롭고 따분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캠벨의 스토리에선 등장인물의 중요성과 핵심 서사자의 역경과 승리가 청중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 교훈은 신생기업의 스토리는 사업에 못지않게 창업자나 회사 운영자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소설의 스토리가 흥미를 위해 말 들어진, 창의성에 제약이 없는 것에 반하여, 비즈니스 스토리에는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비즈니스 스토리는 가상과 허상이 아닌 현실에 뿌리를 둔 스토리여야 합니다. 또한, 창의성만이 아닌 신뢰성과 그 스토리에 담긴 약속을 이행하는 능력도 비즈니스 스토리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척도가 됩니다. 그러므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 맞게 일반적인 스토리의 구조를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의 경우에도 비즈니스 스토리는 창업자의 스토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를 회사로 끌어들이는 장치는 바로 창업자의 스토리입니다. 비즈니스 스토리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며, 현재 사업이 라이프사이클의 어떤 단계이며, 지금은 어떤 경쟁 상황을 맞고 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몇 가지 전형적인 비즈니스 스토리를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아래의 표가 모든 기업을 망라한다고 할 수 없겠지만 공모시장과 사모시장의 기업들은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비즈니스 스토리 사업유형 투자 홍보의 예
골목대장 시장 점유율이 높고 브랜드 네임이 우수하며, 많은 자본에 접근할 수 있고, 거침없다는 평판을 가진 회사 경쟁을 일소하고 계속해서 매출과 이익 증대를 실현할 것이다.
언더독
(약자)
시장 점유율에서 1위에 한참 뒤지는 2위이지만, 1위 회사보다 제품이 더 우수하고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회사 고객 만족을 위해 1위 회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1위에 비해서 친절하고 상냥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유레카 순간 우연하게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발견했으며, 이 니즈를 충족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하는 회사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충족시킴으로써 성공적인 사업을 일굴 것이다.
개선된 쥐덫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냈으며, 이것이 시장의 니즈에도 더 바람직하고 적적하다고 주장하는 회사 기존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을 것이다.
파괴자 제품이나 서비스를 근본부터 바꿈으로 업종 전체의 운영 방식을 뒤집는 회사 현재 상태는 비효과적이고 비효율적이므로 파괴를 통해 사업 전체가 바뀌게 되어 돈을 벌수 있게 될 것이다.
저비용 회사 원가절감 방법을 찾아냈고, 판매령을 늘리기 위해 기꺼이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회사 찬매량 증가는 낮아진 이익률을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다.
선교사 단순히 돈을 버는 것보다 더 크고 숭고한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회사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

이 중 두 가지를 덧붙이면, 한 기업이 이중 내러티브를 펼치는 기업이라 칭합니다. 예를 들어 2015년 9월에 우버는 자동차사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파괴자 스토리"와 자동차 공유 시장에서 우버를 따라올 기업은 없다는 "골목대장 스토리"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추가로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이 진행될수록 내러티브도 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998년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 진입했을 때 기존 대기업들에게 도전하는 "언더독"이었으나 2015년 구글은 시장을 지배하는 "골목대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토리텔러의 입장에서 밟아야 할 단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의 스토리 구조와 유형을 바탕으로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면 더 나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1. 자신의 사업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이해해라

 - 자신의 사업과 회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를 만들기 힘듭니다. 무엇을 하는 사업이고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어설프고 혼란스럽다면 비즈니스 스토리에도 그 어설픔과 혼란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2. 청중을 이해하라

 - 같은 회사일지라도 듣는 대상, 즉 직원, 고객, 잠재적 투자자에 따라 스토리를 조금씩 변형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자마다 스토리를 가지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은 창업자가 사업을 성공시킬 것이라는 열정을 믿을지라도 그들은 어떻게 성공을 공유하고 실패했을 때 직원 개개인에게 따르는 위험이 없는지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고객은 회사의 이익보다 제품에 관심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자신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켜 줄 것이며, 그에 따른 대가가 얼마인지를 궁금해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스토리텔러가 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자세히 알고 싶어 합니다. 그들이 중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업 잠재력을 매출과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느냐입니다.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시간 지평(단기와 장기)과 수익 창출의 형태(배당이나 현금 차익, 가치 성장)에 따라 관점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때문에 어떤 투자자에게는 좋은 반응을 보이는 스토리가 다른 투자자에게는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사실대로 말하라

 - 훼손만큼 스토리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회사와 경쟁사 그리고 확보하려는 시장을 철저히 공부하는 것은 스토리텔러로서 당연한 의무입니다. 스토리를 말하기에 앞서 스토리를 5W로 점검하여 적용해야 합니다. 

 1) who : 회사의 고객은 누구이고, 경쟁사는 누구이며, 직원은 누구인가?
 2) what : 지금의 사업은 어떤 모습이고, 미래의 사업 모습에 대해서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3) when : 언제가 되면 또는 얼마나 걸려야 회사의 사업이 비전에 부합하는 모습으로 발전하는가?
4) where: 시장과 지리적인 측면등을 고려한 영업활동을 하려는 곳은 어디인가?
5) why : 이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 장에서 이 다섯 가지의 질문에 답을 구할 때 숫자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4. 구체적으로 말하라

 - 시장에서의 기회나 거시경제의 트렌드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스토리를 만든다면 이런 추이를 활용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회사를 창업한다고 가정하면, 서로 교류하고, 뉴스를 얻고, 즐기기 위한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 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러라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회사가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야 합니다.

5.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

 - "스티브 잡스"의 애플 기조연설이 현재까지 회상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무대에 오른 잡스의 모습에서 애플 신제품을 공유한다는 열정과 의지가 빛났기 때문입니다. 그는 심지어 일부 기기가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마저도 감수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비즈니스 스토리는 더 쉽게 기억되고 영향력도 커질 것입니다.

6. 결말에 공을 들여라

-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합니다. 청중의 가슴을 뛰게 하고, 행동하게 하는 동시에 압축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결말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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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청중의 마음을 더 잡아끄는 스토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무엇일까요?

 스토리마다 형태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르고, 반전도 각양각색입니다. 하지만 좋은 스토리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저자는 좋은 비즈니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1.  좋은 스토리는 단순하다

 -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는 초점을 흐리지 않으면,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합니다. 그리고 메시지 전달에 방해가 되는 복잡함과 난해함은 과감히 제거합니다.

2.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하고, 약속 이행이 가능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현실의 테스트에 통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강점뿐만 아니라 사업적 한계에 대해서 솔직해야 합니다.

3. 좋은 스토리는 진솔하다

 - 진실성은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의미가 애매하고 모호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개인으로 당신이 어떤 사람이고 당신의 사업이 무엇인지를 진솔하게 담아낸 스토리가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4. 좋은 스토리는 감성을 건드린다 

 - 감성을 건드린다는 의미는 화자가 울먹이며 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말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러 자신이 스토리에 어떤 열정도 가지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이 열정을 가질 리는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투자자의 입장에선 비즈니스 스토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포함하는 상위 개념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의 구조와 유형을 참조하고 사업과 청중, 그리고 자신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환상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단순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탄탄한 비즈니스 스토리는 청자의 마음이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며, 스토리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소설 속 스토리와 다르게 비즈니스 스토리는 가끔 청자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결말로 끝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 까지였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숫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성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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